동계 캠핑엔 이런 위스키가 좋다. 아홉 명의 아웃도어 활동가들이 전달한 달고 뜨거우며 향이 짙어 쌀쌀한 겨울 바람과 잘 어울리는 위스키 추천 리스트.
조니워커 블랙
특징? 친구들과의 캠핑에서 마시는 위스키는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하며, 술을 흘리더라도 아깝지 않아야 하고, 콸콸 부어 마셔도 부담 없어야 한다. 결국 조니워커 블랙이라는 선택지가 떠오른다. 조니워커 블랙은 과장을 조금 보태 소주만큼의 접근성을 갖고 있으며, 철저한 QC로 맛의 편차가 없다. 부담스럽지 않은 과일의 단맛과 바닐라, 은은한 스모키가 한데 어우러져 어디 하나 과하지 않은 밸런스를 자랑한다.
마시는 법? 어디에든 쉽게 녹아드는 그 평범하고 둥근 캐릭터는 조니워커 블랙의 장점이다. 니트, 온더록스, 하이볼 어떤 음용법이든 다 괜찮다. 조니워커 블랙은 위스키가 가지고 있는 고루한 편견에 정면으로 맞선다. 셰리 캐스크 숙성 위스키는 어떤 음식에 어울리고, 피트는 저기에, 버번은 여기에 따위의 공식을 부수어 버린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고기든 회든 과일이든 모두 포용할 수 있는 너그러운 바틀이다. (최완, 34, 작가)
글렌피딕 15년
특징? 글렌피딕 15년은 훌륭하다. 도시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쌀쌀한 겨울의 자연 속에서 마시면 더욱 그렇다. 초콜릿과 캐러멜 향이 풍기고 이어 단 맛이 난다. 빠르게 쌉싸래한 우드와 알코올의 향이 치고 올라온다. 조금씩 나눠 마시며 자연스럽게 코와 입에 남은 여운을 즐기면 된다.
마시는 법? 첫 모금은 스트레이트로 입안을 깨워준다. 이후엔 얼음 또는 물을 살짝 첨가해 향에 집중한다. 개인적인 의견이고 역시 물소리와 바람 소리를 배경으로 편안한 친구들과 어울려 마실 때가 가장 맛있다. (김무집, 31, 대학원생, @muljib)
디사론노
특징? 무거운 짐을 메고 부지런히 산을 걸어 올라가 정상에 텐트를 쳐놓고 마시는 디사론노의 맛은 체리 향이 가득하며 달다. 더운 날씨보다 추운 겨울 캠핑에 더 잘 어울린다.
마시는 법? 디사론노는 ‘갓파더’, ‘아마레또 샤워’의 오리지널 레시피 베이스로 쓰이는 이탈리아 리큐어로 하이볼이나 칵테일로 만들었을 때 가장 맛있다. 니트로 마시기보다 단 맛이 첨가된 두유를 섞어 마신다. 나처럼 독한 술 보다 맛있는 술을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비율은 그때그때 술기운이 더 필요하다면 디사론노를 많이, 당 충전이 필요하다면 두유를 많이 넣어 맞춘다. 가격도 700ml에 3만 원 대로 아주 합리적이다. (이진환, 38, 포토그래퍼, @leejinhwan_)
파이어볼
특징? 혼자 호기롭게 충주 금수산에 올랐다. 충주가 그렇게 추운 동네였던가, 텐트 안 온도가 영하 15도까지 떨어졌다. 이날 챙긴 위스키 파이어볼의 효과는 대단했다. 걸쭉한 목 넘김과 강렬하고 달콤한 시나몬 향이 세상 모든 추위를 잊게 했다.
마시는 법? 다른 걸 번거롭게 섞지 않고 니트로 마신다. 꽁꽁 얼어붙은 문어 샐러드에 곁들여 한 병을 다 비웠다. 뱃속에 끓어오르는 불덩이를 품은 채 따뜻하게 잠들 수 있다. 파이어볼 위스키(정확히는 위스키를 베이스로 한 리큐어)는 강력한 이름처럼 한겨울 백패킹을 돕는 악마의 물약이다.
(안정훈, 40, 회사원 & 유튜브 채널 ‘봉캠프’ 운영, @jeonnnghun)
인피니티 보틀 위스키
특징? 인피니티 보틀이란 한 잔이 채 나오지 않는 소량의 위스키 여럿을 한데 담아 짬뽕해 먹는 것이다. 이 맛 저 맛, 이향저향 느끼며 마시는 괴랄한 메뉴. 변덕스럽고 독특한 맛의 위스키이므로 모험을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뭐든 캠핑을 하며 먹으면 배로 맛있다. 집에 애매하게 남은 술을 처리하기에 캠핑 만 한 것이 없다. 맛은 매번 다르다. 과정과 행위에 더 큰 즐거움이 있다.
마시는 법? 아웃도어 환경에서는 제아무리 대단한 술꾼이라도 약 1.5kg의 위스키를 통째로 들고 가기엔 무리가 있다. 그래서 위스키 전용 플라스크나 공병을 활용해 술을 소분한다. 캠핑을 마치고 플라스크에 남은 위스키는 정리하거나 세척하지 않게 된다. 숙성한 알코올이라 괜찮다는 게 나의 의견. 섞는 팁은 고가의 위스키는 피하기. 캐비아로 라면을 끓여먹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대신 캐릭터가 강한 위스키를 섞는다. 피트향이 강한 ‘라프로익’이나 상큼한 ‘싱글톤’ 등 특색이 확실한 위스키를 섞으면 향을 따라 음미하는 여정이 즐겁다. (최재필, 31, 빈티지샵 운영, @realjeffchoi)
와일드 터키 101
특징? 흐리고 쌀쌀하며 어두운 밤에 마시기 좋다. 진한 바닐라 향 끝에 단맛이 이어진다. 모닥불을 피울 수 있다면 불 앞에서 한잔하는 것을 추천.
마시는 법? 장기 트래킹 중 한 모금씩 아껴서 마신다. (임준엽, 36, 카페 운영, @hbc_yeop)
놉크릭 12년
특징? 하이킹을 할 때마다 놉크릭 12년을 챙긴다. 스파이시한 맛이 처음엔 강하게 나고 이후엔 단맛과 바닐라 향이 남는다.
마시는 법? 스탠리 힙 플라스크에 담는다. 특별한 방법은 없다. 플라스크에 입을 대고 조금씩 마신다. 이왕이면 하이킹 메이트들과 한 모금씩 나눠 마시는 게 제일. (박제근, 31, 군인, @jekeunpark)
벤로막
특징? 벤로막은 피트 향이 진하지 않아 좋다. 위스키의 향이 너무 강하면 자칫 맛이 가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벤로막은 달콤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 때문. 온천을 목적으로 트래킹을 즐긴 적이 있었다. 먹먹하던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고 휴화산에서는 새까만 흙이 콸콸 흘러내렸다. 나무가 없는 화산에서 폭우를 만난 탓에 만신창이가 되어 숙소로 돌아왔다. 온천에 몸을 담근 채로 벤로막을 홀짝였다. 고생 끝에 맛본 벤로막은 달콤했다.
마시는 법? 아무것도 섞지 않고 니트로 마시는 걸 가장 좋아한다. 안주가 없다면 원두와 시나몬 스틱을 불에 태워 위스키에 빠트린다. 묵직한 맛이 배가 되어 즐겁다. 벤로막은 비싼 술이 곧 좋은 술이겠거니 믿던 멍청함을 산산조각내 준 오함마 같은 존재다.
(신기호, 38, GQ 에디터, @kiho0509)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특징? 캠핑의 매력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은 극동계 백패킹이다. 온통 얼어붙은 산속에서 빠르게 잠에 들기 위해 위스키를 마시기 시작했다. 몸을 금방 덥혀주고 맛도 좋으니까. 그중에서도 자주 선택하는 것은 발베니 12년산 더블우드. 차갑고 하얀 설산과 완벽하게 상반되는 캐러멜 맛과 은은한 바닐라 향을 지녔다.
마시는 법? 플라스크 통에 위스키를 옮겨 집을 나선다. 박지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플라스크를 파묻어 둔다. 텐트를 쳐 놓고 식사를 준비한 다음 플라스크를 꺼내 마신다. 살얼음이 얼 정도로 차가워진 위스키는 무지하게 맛있다. 뚜껑을 열면 바닐라와 오크가 어우러진 향이 풍긴다. 첫 모금을 삼키면 카라멜의 단 맛이 진하게 남는다. 참고로 여름 캠핑엔 잭다니엘 테네시 애플이 잘 어울린다. (조보현, 항공기 엔지니어, 41, @bryancho33)
[출처 : GQ코리아]
동계 캠핑엔 이런 위스키가 좋다. 아홉 명의 아웃도어 활동가들이 전달한 달고 뜨거우며 향이 짙어 쌀쌀한 겨울 바람과 잘 어울리는 위스키 추천 리스트.
조니워커 블랙
특징? 친구들과의 캠핑에서 마시는 위스키는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하며, 술을 흘리더라도 아깝지 않아야 하고, 콸콸 부어 마셔도 부담 없어야 한다. 결국 조니워커 블랙이라는 선택지가 떠오른다. 조니워커 블랙은 과장을 조금 보태 소주만큼의 접근성을 갖고 있으며, 철저한 QC로 맛의 편차가 없다. 부담스럽지 않은 과일의 단맛과 바닐라, 은은한 스모키가 한데 어우러져 어디 하나 과하지 않은 밸런스를 자랑한다.
마시는 법? 어디에든 쉽게 녹아드는 그 평범하고 둥근 캐릭터는 조니워커 블랙의 장점이다. 니트, 온더록스, 하이볼 어떤 음용법이든 다 괜찮다. 조니워커 블랙은 위스키가 가지고 있는 고루한 편견에 정면으로 맞선다. 셰리 캐스크 숙성 위스키는 어떤 음식에 어울리고, 피트는 저기에, 버번은 여기에 따위의 공식을 부수어 버린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고기든 회든 과일이든 모두 포용할 수 있는 너그러운 바틀이다. (최완, 34, 작가)
글렌피딕 15년
특징? 글렌피딕 15년은 훌륭하다. 도시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쌀쌀한 겨울의 자연 속에서 마시면 더욱 그렇다. 초콜릿과 캐러멜 향이 풍기고 이어 단 맛이 난다. 빠르게 쌉싸래한 우드와 알코올의 향이 치고 올라온다. 조금씩 나눠 마시며 자연스럽게 코와 입에 남은 여운을 즐기면 된다.
마시는 법? 첫 모금은 스트레이트로 입안을 깨워준다. 이후엔 얼음 또는 물을 살짝 첨가해 향에 집중한다. 개인적인 의견이고 역시 물소리와 바람 소리를 배경으로 편안한 친구들과 어울려 마실 때가 가장 맛있다. (김무집, 31, 대학원생, @muljib)
디사론노
특징? 무거운 짐을 메고 부지런히 산을 걸어 올라가 정상에 텐트를 쳐놓고 마시는 디사론노의 맛은 체리 향이 가득하며 달다. 더운 날씨보다 추운 겨울 캠핑에 더 잘 어울린다.
마시는 법? 디사론노는 ‘갓파더’, ‘아마레또 샤워’의 오리지널 레시피 베이스로 쓰이는 이탈리아 리큐어로 하이볼이나 칵테일로 만들었을 때 가장 맛있다. 니트로 마시기보다 단 맛이 첨가된 두유를 섞어 마신다. 나처럼 독한 술 보다 맛있는 술을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비율은 그때그때 술기운이 더 필요하다면 디사론노를 많이, 당 충전이 필요하다면 두유를 많이 넣어 맞춘다. 가격도 700ml에 3만 원 대로 아주 합리적이다. (이진환, 38, 포토그래퍼, @leejinhwan_)
파이어볼
특징? 혼자 호기롭게 충주 금수산에 올랐다. 충주가 그렇게 추운 동네였던가, 텐트 안 온도가 영하 15도까지 떨어졌다. 이날 챙긴 위스키 파이어볼의 효과는 대단했다. 걸쭉한 목 넘김과 강렬하고 달콤한 시나몬 향이 세상 모든 추위를 잊게 했다.
마시는 법? 다른 걸 번거롭게 섞지 않고 니트로 마신다. 꽁꽁 얼어붙은 문어 샐러드에 곁들여 한 병을 다 비웠다. 뱃속에 끓어오르는 불덩이를 품은 채 따뜻하게 잠들 수 있다. 파이어볼 위스키(정확히는 위스키를 베이스로 한 리큐어)는 강력한 이름처럼 한겨울 백패킹을 돕는 악마의 물약이다.
(안정훈, 40, 회사원 & 유튜브 채널 ‘봉캠프’ 운영, @jeonnnghun)
인피니티 보틀 위스키
특징? 인피니티 보틀이란 한 잔이 채 나오지 않는 소량의 위스키 여럿을 한데 담아 짬뽕해 먹는 것이다. 이 맛 저 맛, 이향저향 느끼며 마시는 괴랄한 메뉴. 변덕스럽고 독특한 맛의 위스키이므로 모험을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뭐든 캠핑을 하며 먹으면 배로 맛있다. 집에 애매하게 남은 술을 처리하기에 캠핑 만 한 것이 없다. 맛은 매번 다르다. 과정과 행위에 더 큰 즐거움이 있다.
마시는 법? 아웃도어 환경에서는 제아무리 대단한 술꾼이라도 약 1.5kg의 위스키를 통째로 들고 가기엔 무리가 있다. 그래서 위스키 전용 플라스크나 공병을 활용해 술을 소분한다. 캠핑을 마치고 플라스크에 남은 위스키는 정리하거나 세척하지 않게 된다. 숙성한 알코올이라 괜찮다는 게 나의 의견. 섞는 팁은 고가의 위스키는 피하기. 캐비아로 라면을 끓여먹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대신 캐릭터가 강한 위스키를 섞는다. 피트향이 강한 ‘라프로익’이나 상큼한 ‘싱글톤’ 등 특색이 확실한 위스키를 섞으면 향을 따라 음미하는 여정이 즐겁다. (최재필, 31, 빈티지샵 운영, @realjeffchoi)
와일드 터키 101
특징? 흐리고 쌀쌀하며 어두운 밤에 마시기 좋다. 진한 바닐라 향 끝에 단맛이 이어진다. 모닥불을 피울 수 있다면 불 앞에서 한잔하는 것을 추천.
마시는 법? 장기 트래킹 중 한 모금씩 아껴서 마신다. (임준엽, 36, 카페 운영, @hbc_yeop)
놉크릭 12년
특징? 하이킹을 할 때마다 놉크릭 12년을 챙긴다. 스파이시한 맛이 처음엔 강하게 나고 이후엔 단맛과 바닐라 향이 남는다.
마시는 법? 스탠리 힙 플라스크에 담는다. 특별한 방법은 없다. 플라스크에 입을 대고 조금씩 마신다. 이왕이면 하이킹 메이트들과 한 모금씩 나눠 마시는 게 제일. (박제근, 31, 군인, @jekeunpark)
벤로막
특징? 벤로막은 피트 향이 진하지 않아 좋다. 위스키의 향이 너무 강하면 자칫 맛이 가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벤로막은 달콤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 때문. 온천을 목적으로 트래킹을 즐긴 적이 있었다. 먹먹하던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고 휴화산에서는 새까만 흙이 콸콸 흘러내렸다. 나무가 없는 화산에서 폭우를 만난 탓에 만신창이가 되어 숙소로 돌아왔다. 온천에 몸을 담근 채로 벤로막을 홀짝였다. 고생 끝에 맛본 벤로막은 달콤했다.
마시는 법? 아무것도 섞지 않고 니트로 마시는 걸 가장 좋아한다. 안주가 없다면 원두와 시나몬 스틱을 불에 태워 위스키에 빠트린다. 묵직한 맛이 배가 되어 즐겁다. 벤로막은 비싼 술이 곧 좋은 술이겠거니 믿던 멍청함을 산산조각내 준 오함마 같은 존재다.
(신기호, 38, GQ 에디터, @kiho0509)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특징? 캠핑의 매력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은 극동계 백패킹이다. 온통 얼어붙은 산속에서 빠르게 잠에 들기 위해 위스키를 마시기 시작했다. 몸을 금방 덥혀주고 맛도 좋으니까. 그중에서도 자주 선택하는 것은 발베니 12년산 더블우드. 차갑고 하얀 설산과 완벽하게 상반되는 캐러멜 맛과 은은한 바닐라 향을 지녔다.
마시는 법? 플라스크 통에 위스키를 옮겨 집을 나선다. 박지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플라스크를 파묻어 둔다. 텐트를 쳐 놓고 식사를 준비한 다음 플라스크를 꺼내 마신다. 살얼음이 얼 정도로 차가워진 위스키는 무지하게 맛있다. 뚜껑을 열면 바닐라와 오크가 어우러진 향이 풍긴다. 첫 모금을 삼키면 카라멜의 단 맛이 진하게 남는다. 참고로 여름 캠핑엔 잭다니엘 테네시 애플이 잘 어울린다. (조보현, 항공기 엔지니어, 41, @bryancho33)
[출처 : GQ코리아]